짧은 4월 독서 기록
- 양들의 침묵, 한니발 라이징, 한니발
- 어디서 살 것인가
-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 운이 좋다고 말해야 운이 좋아진다.
- 내가? 정치를? 왜?
-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양들의 침묵, 한니발 라이징, 한니발
모두 한니발 시리즈이므로 한번에 묶어서 얘기하자면 진짜… 재밌다.. 미드, 영화로도 나올만큼 인기있는 작품이었는데 난 잔인한 걸 못보니까 책으로 읽었다. 근데 흡입력이 엄청나다. 한번 펼치면 끝까지 읽게 된다. 한니발 라이징은 약간 지루했지만 한니발 박사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었고, 양들의 침묵은 가히 명작이다. 한니발 시리즈 중에 최고인 것같다. 정말 한장면도 놓치지 않고 빠져들듯이 읽었다. 스포가 될 수 있어 말을 아끼겠지만 정말 잔인하고 자극적이지만 존잼.. 한니발은 한니발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내가 원했던 결말이었지만 정말 이 결말이라고..? 이 생각하면서 봐서 되게 떨떠름했다. 이제 레드 드래곤만 보면 된다. 왜 레드 드래곤만 이북으로 안나왔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다. 한니발 시리즈의 하이라이트일거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원작을 항상 읽어보는데 한니발 시리즈는 충분히 가치있는 작품이었다.
어디서 살 것인가
알쓸신잡에 나온 유현준 교수님의 책이다. 건축학과 인문학을 흥미로워할만한 내용들로 엮어서 쉽게 설명해주신다. 제목만 보면 내가 어디에 살아야하는지, 도시인지 시골인지..ㅋㅋ 이런 내용을 다룰 것같은데 유럽의 건축학부터 시작해서 현대 사회까지 폭넓게 건축과 사회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아쉬운 점은 대출 기간이 만료돼서 복습을 못했다는 것. 항상 비문학책을 읽으면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따로 표시해서 완독 후 필기를 하는 편인데 유일하게 이 책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북클럽에 들어오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어려운 용어없이 술술 읽혀서 가벼운 교양 인문학 도서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나는 에세이, 자기계발서를 안좋아한다. 비문학류를 좋아하기때문에 정반대에 있는 에세이류를 잘 읽지 않는다. 근데 북클럽 베스트셀러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근래 연애관,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야봐야겠다 생각해서 바로 읽었다. 물론 독서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서 읽는데에는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완독을 했다. 연애전문가(?)로 유명해진 곽정은 작가님이 쓴 책이어서 작가님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곽정은 작가님이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많은 연애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정말 혼자여도 괜찮겠구나. 이 생각이었다. 그냥 평생 연애만 하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였던 나의 가치관에 조금 더 살을 붙여주었다. 물론 사람의 앞날은 그 누구도 모르지만 현재 가치관의 방향을 바로 잡아준 책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운이 좋다고 말해야 운이 좋아진다.
일본 작가가 쓴 시크릿류의 책이다. 책의 전반부는 읽을만했다. 긍정적인 생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 그리고 생각의 전환. 전반부는 정말 좋은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을 너무 체계적으로 나눠서 설명해줘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하루에 생각이 몇만개는 떠올랐다가 가라앉는데, 그 생각을 의식적으로 바꾼다고 생각하니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평소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게 옳았구나,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하지만 추천은 하지 않는다~
내가? 정치를? 왜?
선거 시즌을 맞이하여 정치 기사를 좀 더 비판적으로 읽기 위해 읽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4월 베스트 책으로 꼽는다. 내용이 정알못들도 쉽게, 거부감없이 정치를 배울 수 있도록 쉽게 설명되어있다. 기본적인 용어부터 한국 정치가 걸어온 길, 결론적으로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까지 말해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대한국사와 잘 엮어서 설명해주어 더 이해가 잘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흥미로운 내용들이어서 한번에 완독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영업하고 다닌 책! 정치를 잘 알지못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싶은 20대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제목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사회인문학책이다. 사회인문학책은 한번도 안 읽어봐서 추천받고 읽어봤다. 이 책도 진짜 좋다.. 사회학이라고 어려운 내용들이 나오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몰랐던 사회의 이면들을 말한다. 책 내용 처음부터 끝까지 맞는 말 대잔치라 필기하는데 꽤나 고생했다. 그 중 몇가지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는 왼손잡이와 동성애자에 관한 내용이다. 어느 사회나 동성애자는 왼손잡이처럼 특정 비율로 존재한다. 이로써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성적 지향성을 타고난다는 통계, 과학적 사실을 인정해야하는데 대한민국 사회는 그 사실보다 환경, 관습을 중요시해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내가 왼손잡이여서인지는 몰라도 이 내용이 와닿았다. 왼손잡이라고 해서 차별받는 게 없는데 동성애자라고 차별받는 게 이상하지 않나? 동물 사회에서도 일정 비율로 동성 짝짓기 행위가 관찰되는데 이제 우리 사회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된다. 이 밖에도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뼈있는 비판적인 시각을 새롭게 알게 되어, 어려울 것만 같았던 사회학의 장벽을 낮춰준 책이다. 인문사회학 입문서로 추천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추천을 많이 받아서 읽어본 단편 공상과학 소설책이다. 6개?의 단편들이 묶여있다. 개인적으로 단편집은 선호하지 않는데 공상과학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어보았다. 김초엽 작가님은 천재인가? 책을 다 읽고 생각했다. 정말 신선하다. 단편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단편인게 아쉬울 정도이다. 특히 책의 제목인 단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최고로 꼽는다. 소설 한정으로 공감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난데, 이 단편은 몰입해서 봤다. 몇백년 뒤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도 지금 사회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잘 녹아있어 공감이 갔다. 어떻게 이렇게 빠져들게, 그것도 우주에 관한 내용을 다룰 수 있는지 김초엽 작가님이 궁금해졌다. 최근에 베스트셀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나름 컴퓨터공학도로써 읽어보았다. 근데 아직 학부생이여서 그런지 읽기가 힘들었다. 우선 책을 집필하신 LINE 개발자님들이 스펙이.. 너무 넘사벽이었다. 정말 개발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은 따로 있는 건가 생각이 되기도 했다. 내가 약간 발 아니 발가락을 살짝 담궜다 뺐던 블록체인 얘기도 꽤나 비중이 있어서 흐린 눈하면서 읽었다.하지만 그 속에 배울 점들도 있었고, 실제 개발자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되었다. 그리고 은연중에 계속 느껴진 건.. LINE은 정말 좋은 회사구나! 이 책의 목적이었을거라도 생각한다. LINE이 좋은 회사임을 알리는 것. 꿈의 기업이 되버렸다. 수평적인 조직에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되어 주는 꿈의 기업! 모두가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기업. 그리고 글로벌 개발자가 되고 싶은 나의 꿈을 더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다. 또한 이런 넘사벽(?)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데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내가 가장X1000 좋아하는 부류의 책이다! 과학책. 이렇게 제목부터 흥미롭고 내용을 쉽게 다룰 것같은 과학책을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내 예상에 완벽히 부합한 책이었다. 우선 작가님이 엄청 웃기다. 작가님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지만 ㅋㅋ 본인의 치부를 들어내서라도 책을 재밌게 한다. 이 책도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필기하다가 결국 노트북에 기록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표준에 관한 내용! 화씨와 섭씨부터 365일 24시간 7일에 관한 내용까지 다뤄주는데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알게되니 절대 잊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빅데이터에 관한 내용도 다룬다. 나는 빅데이터에 대해 알고 있어도 인터넷하다 마주치는 광고말고는 어떻게 사회에 적용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근데 책에서 서울시의 올빼미 버스에 대해 다뤄주어서 빅데이터의 불합리함에 알게되어 나의 비판적인 시각을 길러주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을 인용하자면
서울시에서 버스와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심야 시간에 올빼미버스를 운영하기로 결정. 노선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KT의 데이터를 활용 해 서울 시를 1600여개의 구역응로 나눈다. 그리고 야간에 어느 구역에서 전화와 문자 사용이 많은지 파악한다.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곳이 번화가일 확률이 높고 잠재 승객이 많은 것을 예측. 하지만 목적지는? 다들 목적지가 집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휴대폰 통신사에 등록되어있는 고객의 주소지 데이터를 분석하여 설정하였다. 그 결과로 올빼미 버스 정류장 500미터 내에 서울 시민 50%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일수록 도시 외곽이나, 교통 환경이 좋지 않아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지역에 거주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데이터 사용량을 우선으로 노선을 만들면 이런 지역은 또 다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서민을 위한 서비스에서조차 최하층이 밀려나는 셈. 서울시 올빼미 버스는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매우 훌륭한 정책이지만 상대적으로 교통 소외 지역 주민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 도시 정책을 수립할 때 효율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약자를 고려하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서 보완책이 필요하다. 과연 약자를 보완하는 서비스가 도입될까? 하지만 지속적인 불황에서 사회 정책은 점점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빅데이터가 도입된 이후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다. 효율적인 빅데이터는 소수자를 배제하고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시각에서 빅데이터를 바라보아서 머리가 띵했다.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보단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 양이 많아서 읽는데 오래걸리긴 했지만 재밌고 쉽게 서술된 책이므로 추천한다.